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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만들기 본문

습작

그림자 만들기

Gurapher 2006. 9. 22. 23:14





튼튼한 청동으로 만들어져 거리에 줄지여서 있는 가로등.

제식훈련하는 군인처럼 열과 오를 맞추어 흔들림없이 서 있다.

해가 거리를 비추는 한 낮에는 든든한 군인처럼 거리에 줄지어 서 있어서

행인들에게 하루를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는 무언의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밤이면집으로 향하는 퇴근 길을 환하게 비추어줘서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는 샐러리맨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건강하고 튼튼해 보이는 가로등도 자신을 비추는 태양앞에서는

자신의 그림자를 만들어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듯하다.

저녁 빛에 길게 드리워진 가로등의 그림자는

한 낮에 우리에게 보여 주던 강인함과

저녁에 빛으로 보여주던 부드러움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은 항상 남을 위해서 낮이면 대열을 맞추어서 있어야만 하고

자신은 항상 남을 위해서 밤머더 퇴근길에 빛을 비춰야만하는

피곤에 지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저 그림자가 없어지면

또다시 밤을 밝히기 위해 길가에 서 있어야 겠지!

항상 그자리에 서있어야 하겠지.

주어진 시간에 빛을 내고,

정해진 시간에 빛을 감추고

다시 행인들을 위해 대와 오를 맞쳐서 길가에 서 있고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에 야근하고

늦은 시각에 집에 와서 씻고 자고

다시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에 회식하고

술에 취해 집에 와서 자고

또 출근하고.......

가로등은 해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보여주지만...

매일 출근하는 우리는 누구에게 그림자를보일 수 있을까?

아! 또 쏘주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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